불법 촬영물 유통 사이트 ‘AVMOV’를 둘러싼 수사가 최근 들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진행되던 수사가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대형 언론 보도를 계기로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사이트 운영자뿐 아니라 이용자들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태호 법무법인 에스 대표변호사는 “AVMOV 관련 수사는 2024년 무렵부터 경기남부경찰청을 중심으로 이미 진행돼 왔다”며 “당시부터 사이트 이용과 관련해 자수를 고민하는 상담 문의가 꾸준히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년 말 ‘신작 전문가’, ‘패륜 사이트’ 등의 자극적인 키워드와 함께 AVMOV 관련 보도가 이어졌고, 최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사건은 단순한 온라인 음란물 문제가 아닌 사회적 범죄 이슈로 급부상했다.
이번 사안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로는 ‘공익제보’가 꼽힌다. 임 변호사는 “최근 공익제보자가 해당 사이트에 직접 침투해 회원 목록, 활동 내역, 다운로드 기록, 결제 정보 등을 확보해 수사기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로 인해 수사기관이 운영자뿐 아니라 개별 이용자 단위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연이은 언론 보도는 사회적 경각심을 키웠고, 그 결과 사이트 이용자들 가운데 자수를 검토하거나 실제로 자수에 나서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변호사는 최근 한 달여 동안 AVMOV 관련 상담을 진행한 사례 중 상당수가 실제 자수로 이어졌고, 일부는 이미 경찰 조사와 검찰 송치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피해자와의 개별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불법 촬영물이 조직적으로 유통되는 구조상, 양형에서 참작할 수 있는 요소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사건에서는 자수 여부가 사실상 몇 안 되는 감형 요소가 된다”며 “수사 대상자로 특정되기 전에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고 수사를 요청한 경우, 자수 감경이나 기소유예 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처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수사기관이 IP 주소나 다운로드 내역과 같은 기술적 자료는 확보하고 있지만, 해당 IP를 실제 사용한 개인까지 특정하지는 못한 단계라는 점도 자수 판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수사 범위 역시 점점 넓어지는 양상이다. 임 변호사는 최근 자수 사건과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자수인 명단, 이용 아이디, 접속 IP 주소 등을 엑셀 파일 형태로 정리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통상 자수 사건에서는 자수서와 진술을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지는데, 이번에는 수사기관이 자체 확보한 서버 자료와 자수인 정보를 교차 검증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전국에서 발생한 관련 자수 사건이 수백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를 굳이 경기남부청으로 모아 정밀 대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상징적 사례만 조사하고 마무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임 변호사는 특히 유료 결제 회원들의 경우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과거 AV스눕, 크라브넷 등 유사 불법 사이트 수사에서도 초기에는 운영자와 유포자를 중심으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이후 단순 소지자와 구매자까지 단계적으로 수사가 확대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업로더, 유료 회원, 게시글이나 댓글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이용자들은 향후 압수수색이나 출석 요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임 변호사는 “불시에 압수수색을 당한 뒤 대응을 고민하기보다는, 또는 자료를 삭제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것보다, 현재 단계에서 자수를 검토하고 선처를 요청하는 방향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