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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방변호사회 소식지-이장형 대표변호사님 칼럼

경남지방변호사회 소식지 41호에 소개된 이장형 대표변호사님 칼럼입니다.

상단 기사 링크의 12-13 페이지에서 사진 자료까지 함께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의 서면을 써야 할 때는 일단 책상 앞에 앉고 보는 것이 아니라 비록 시간에 쫓기더라도 흙이 드러난 곳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것입니다. 


30분 정도만 맨발로 땅을 걷고 나면 놀라울 정도로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생각이 가지런히 정리되고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르는 경험 말입니다. 이것은 맨발 걷기 후 혈류가 좋아지면서 산소와 영양소가 뇌로 평소보다 훨씬 많이 전달된 결과입니다. 도대체 어떤 원리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맨발 걷기를 본격적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맨발 걷기는 맨발로 땅(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뒤덮인 곳이 아니라 흙으로 뒤덮인 바로 그 땅)을 걷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어씽(earthing) 또는 그라운딩(grounding)이라고 합니다. 영어에도 맨발 걷기에 해당하는 표현이 있는 것을 보면, 외국에서도 맨발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 제법 있다는 것이겠지요. 


맨발 걷기 전과 후의 적혈구 움직임을 비교한 영상(유튜브에서 Blood Quality Improved by Earthing이라는 키워드로 찾을 수 있음)을 보면, 그 차이가 깜짝 놀랄 정도로 확연합니다. 맨발 걷기 전에는 적혈구끼리 서로 뭉쳐있고 움직임도 느렸는데, 불과 10분 정도의 맨발 걷기만으로도 적혈구가 서로 분리되었고 움직임도 (약간 과장을 보태자면) 급류에 흘러가는 보트처럼 빨라진 것입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그 과학적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련 서적을 통해 이해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적혈구는 그 표면에 붙어 있는 시알산 때문에 음전하를 띠고 혈관 벽도 시알산으로 코팅되어 음전하를 띠기 때문에 적혈구끼리는 서로 달라붙지 않고 적혈구가 혈관 벽에 달라붙을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속 혈관을 전부 펴서 하나로 이으면 전체 길이가 12만km로 지구 둘레의 3배에 이를 정도인데,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그 긴 거리를 흐르는 혈액이 혈관 벽과 스치면서 다량의 정전기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 정전기로 인해 적혈구 표면의 전하에 이상이 생겨 양전하로 대전(帶電) 되는 적혈구가 생기고, 그 결과 음전하를 띠는 적혈구와 양전하를 띠는 적혈구가 만나면 서로 달라붙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적혈구가 엽전 꾸러미 모양처럼 서로 달라붙게 되어 혈액이 끈끈해지게 됩니다. 이를 해소하려면 전위가 영(zero)인 대지(ground)에 우리의 몸을 접촉함으로써 몸속의 정전기가 대지(groung)변호사 이장형를 통해 흐르게 하여 인체의 전위를 영(zero)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접지(接地)를 설치하여 누전이 생겼을 때 전기가 땅으로 흐르게끔 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러므로 손바닥을 흙에 대는 것도 동일한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니 맨발 걷기가 접지에는 제격입니다. 


사실 현대인들이 주변에서 맨 흙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농촌 지역의 길들도 대부분 포장된 상태이지요. 다만 아직 초등학교 운동장은 맨흙인 곳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리고 규모가 좀 큰 공원에서는 흙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숲, 선정릉, 분당의 중앙공원, 수서역 인근 대모산도 맨발 걷기 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은 맨발 걷기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가장 효과가 좋은 곳은 해안가 모래사장입니다. 해수욕을 하거나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나서 노곤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지 않은가요. 운동량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몸의 정전기가 빠지고 난 후 혈류가 엄청 좋아져서 느끼는 노곤함일 것입니다. 


맨발 걷기를 시도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주위의 시선, 그리고 발에 상처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우선 내 건강을 위해서 하는 활동인데 남의 시선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겠습니다. 바닥에 깨진 유리나 튀어나온 못 조각이 있는 경우 발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맨발 걷기를 하다 보면 시선을 거의 발 쪽에 두게 되므로 그러한 장애물은 피해 가면 됩니다. 대신 뾰족한 잔돌을 밟아 발바닥이 고통스러웠던 적은 있는데, 밟는 순간 바로 알게 되므로 체중을 다 싣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하루에 10분에서 3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맨발 걷기를 마치고 나면 물티슈로 발바닥의 흙 정도만 닦아내고, 집에서 깨끗하게 씻으면 됩니다. 저는 물티슈를 소지하는 게 귀찮아 양말을 뒤집어서 양말 안쪽 면으로 발바닥의 흙을 털어내고 다시 뒤집어 신고 집에 와서 발을 씻습니다. 


희한하게 맨발 걷기를 한 날은 일찍부터 졸리기 시작해서 숙면에 빠져들게 됩니다. 불면으로 힘들다면 맨발 걷기를 시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코로나 감염 이후 잔기침이 거의 한 달간 멎지 않아 고생하였는데, 맨발 걷기를 한 그날만큼은 잔기침이 뚝 멎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몸의 혈류가 좋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로 가는 곳은 진주시 진양호 동물원 옆의 숲속 길입니다. 작년에 퇴근하면서 저녁 무렵에 양복을 입은 채로도 자주 걸었습니다. 창원에도 무척 훌륭한 맨발 걷기 코스가 반송공원에 있습니다. 잔돌 하나 없이 매끈한 코스입니다. 반송공원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맨발 걷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제 맨발 걷기에 좋은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머리가 무거운 날 의뢰인으로부터 넘겨받은 고민을 잠깐 내려놓고 숲속 흙길에서 맨발 걷기 어떠신지요? 그날은 그야말로 꿀잠 보장입니다.